[논평]이종철 대변인 “몸서리쳐지는 비극 너머의 비극 – 소설가 한강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

“거지라고 이름 달면 공산세상 수치라고 꽃제비라 로동당이 고운 이름 달아줬소”
(꽃제비 노래)

“붉은 세월 칼바람에 속절없이 스러져간 인생의 푸른 락엽 이 땅에 얼마더냐”
(‘푸른낙엽’ – 젊은 정치범 사형수에게)

북한의 얼굴 없는 반체제 작가 반디의 시 구절이다. 반디의 시집이 올해 말 국내에서 출간될 거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의 얼굴을 언제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같은 날 소설가 한강이 미국 유명 일간지에 “미국이 전쟁을 언급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는 글로 ‘한국인의 심정을 담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강은 “우리는 평화가 아닌 어떤 해결책도 의미가 없고, 승리는 공허하고 터무니없으며 불가능한 구호일 뿐이라는 걸 안다”며 “또 다른 대리전을 절대로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지금, 여기 한반도에 살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현실이 있다.

탈북자들이 전했다.

“북한의 인민들은 ‘미제’가 침략해 전쟁이 난다 난다 하는데 차라리 빨리 전쟁이 났으면 좋겠다고 한다. 전쟁이 나면 이 ‘지옥’보다는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세상에 전쟁을 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그들은 왜 차라리 전쟁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걸까.

한강은 ‘대리전’을 원치 않는다 말하지만 북한의 똑같은 다른 사람에게는 결코 ‘대리전’이 아니었다.

한강에게는 몸서리쳐지는 전쟁이 다른 어떤 이에게는 ‘삶’의 희망이자 ‘구원’이 되고 있다.

김정은이 핵을 갖더라도 전쟁만은 막자고 대통령부터 모든 이들이 입을 모은다.

나는 평화롭게 살지만 그 김정은 밑에서 생지옥을 살아가야 하는 북한 동포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았는가.

우리가 상상하는 비극 너머에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비극이 존재함을, 그것이 한반도임을.

그런 한반도에서 전쟁이 두렵지 않은 이 누가 있는가.

소설가 한강에게 아니 우리 모두에게 한 번쯤은 묻는다.

바른정당 대변인 이종철
2017. 10. 9